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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김장 하기 전에 먼저 소량 담글 김치부터
오늘은 토요일 이다. 주말이다. 하지만 나와 엄마는 쉬는 날이 아니다. 엄마의 몸이 많이 안좋아 지셔서 일을 덜어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는 요즘 엄마가 하시는 일이 얼마나 많고 힘든지 몸소 알아가고 있다.
당장 내일이면 아침 기온이 영하가 된다며 기상 예보에서 말 해준다. 그리고 다음 주 월요일이면 김장을 한다고 계획을 엄마가 말해 주신다. 그런데 오늘은 더 추워지기 전에 무김치를 담아야 하니 도와주라고 하셨다. 엄마를 모시고 시골집에 오니 찬바람이 쌩쌩 분다. 삼익호빵이 생각나게 말이다. 여튼 김장 전에 다른 김치를 담그신다는 사실을 오늘에서야 알게 되었다. 내 나이가 몇인데 아직까지 그런 생각을 안해봤다니 엄마에게 너무 무심했나 후회가 된다.
뽑아 놓은 무 깨끗하게 씻기
무 김치를 담그기 위해 먼서 흙이 묻어있는 무를 씻어야 한다. 생각보다 양이 많아 보이지 않아 안심했다. 깨끗한 물을 무가 담아져 있는 다라이(큰 플라스틱 통)에 받고 자리잡고 앉아 수세미를 들었다. 엄마가 좋아하는 임영웅 노래를 틀어 놓고 따라 부르면서 무 대가리를 수세미로 문지르며 열심히 흙을 씻어내기 시작했다. 정말 어래걸릴 것 같았던 일이 생각보다 빨리 끝났다. 이때 엄마가 말 한마디를 흘리셨다.
네가 같이 해주니까 빨리 했다.
내가 엄마에게 너무 무심했나 하는 반성을 급하게 해 보았다.
무 대가리 잘르고 소금에 절이기
무를 깨끗하게 다시 한번 물에 행구고 나서는 무 대가리를 소금에 절이기 좋게 자르는 작업을 했다. 무 대가리가 크기 때문에 십자가로 자르거나 조금 큰 사이즈로 썰어서 소금물과 닿는 면적을 넓혀줘서 짧은 시간 안에 소금물이 잘 흡수 되도록 필요한 작업이며 이것 또한 양이 많지 않아 금방 해치워 버렸다. 그리고 나서는 엄마 혼자서 하시는 작업이 시작되었다. 무가 들어있는 통에 소금을 뿌리고 물을 채워 놓는 것이다. 소금의 양은 엄마도 정확히 모르신다. 역시 엄마의 요리는 감(Feeling)이 맞는것 같다. 대부분의 친구 엄마들도 그러신다고 친구들이 얘기들 한다.
그렇게 소금에 절여놓고 간이 배이는 동안 잠시 휴식시간을 가졌다. 오랜만에 엠넷을 보면서 예전 중고등 학교 다닐 때 느낌을 느껴봤다. 주말에 엠넷 보면서 따라부르던 시절이 있었는데 말이다.
밀가루 풀 만들어 놓기
양념을 버무릴 때 같이 넣을 밀가루 풀을 만들었다. 이것도 역시 정확한 레시피는 없다. 난 그저 휘저을 뿐이다. 이걸 왜 넣는지 여쭤 봤는데 정확히는 모르신다고 했다. 잡내도 잡아주고 담백해 지는 효과가 있다고 남들이 그런다 하셨다. 확실한건 여름김치에만 넣으며 찹쌀 풀 보다 만들기도 편하고 보관 할 필요도 없으며 안넣으면 김치가 너무 살아있다는 말씀을 하셨다.
버무리기 시작
기다린 시간이 꽤 길었다. 4시간 정도 기다린 후에 소금에 잘 절여졌는지 엄마가 확인 한 후 따뜻한 거실에서 버무릴 준비를 했다. 구운소금, 액젓, 대파 송송, 볶은 깨, 설탕 등을 준비하고 제일 중요한 양념도 가져다 놓았고 모두 한곳에 쏟아 부었다. 이제 버무리기 시작이다. 무를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하며 양념이 골고루 베이도록 버무린다. 이 작은 일을 하면서 쉽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이야 엄마의 몸이 안좋아 지셔서 양을 많이 줄여서 하시기에 이정도로 끝났다고 생각한다. 한 번 무 뭉텅이를 들어올릴 때마다 땀이 삐질삐질 흐르고 떨어졌다. 무겁기도 했지만 조심스러웠기에 더 힘들었다. 무 김치의 비쥬얼은 무 대가리에 달린 열무가 꽃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버무릴 때 그 꽃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니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지 않은가? 그렇기에 더 힘들었던 것 같다. 비록 버무리고 마무리한 사진은 고무장갑을 끼고 있느라 찍을 사람이 없어서 못찍었지만, 내가 비벼서인지 더 맛있게 느껴졌다. 매년 김장 할 때 마다 느꼈지만 말이다. 다시한번 맛있는 음식을 해주신 엄마에게 감사한 마음을 담아 이 글을 마무리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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